몰려와 양곡 20석을 내려놓고 채소

몰려와 양곡 20석을 내려놓고 채소에다 말린 생선까지 한 수레 실어다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폐사 주위에는 수호군 10여명이 서서 잡인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제까지의 고난과 절망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주님이 계시는 교고쿠에 발을 붙이고 살테여 30대쯤으로 보이는 여인이 주먹밥 덩어리를 삼키고 말했다 제법 곱상한용모였고 왜인들이 입는 바지저고리를 걸쳤지만 남루해서 거렁뱅이나 다름없었다 주위에 둘러앉은 다른 여인들도 비슷한 차림이었다 그녀가 말을이었다 어차피 이 몸으로 돌아가면 더 서러움만 받을 테니까 나는 가야만 하오 20대쯤이었지만 병색이 완연한 모습의 한 여자가 기를 쓰고 말했다 내 쫓기더라도 부모님의 얼굴을 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오 이미 그 쪽은 다 잊었어 30대가 싸늘하게 말했을 때 옆쪽의 여자가 말을 받았다 나는 왜국 땅에 온 지 20년이 지났어 그저 편히 먹고 잘 수만 있다면이곳도 좋아 모처럼 음식이 있겠다 쫓기는 위험도 가신 터라 여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활기가 올랐다 다른 쪽 무리도 마찬가지였다 폐가의 지붕과 벽을 뜯어낸 나무로 모닥불이 여러 곳에서 피워졌고 밤이깊어질수록 분위기는 더 활발해졌다 그들이 지금까지 견디어 온 이유 중의하나가 이렇게 쉽게 잊기 때문일 것이다 한만 품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왜국 땅에 온지 서너 달도 못 버티고 죽었으니 지금 모인 여인들은 낙천적인 습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으므로 주위는 조용해졌다 조선 노래였다 이 여자는 노래로 한을 풀면서 살아온 모양이었다 저 여자들을 모두 교고쿠로 데려가도록 하라 폐사의 허물어진 담 장에 붙어선 이반이 긴끼에게 말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번들거리는 눈으로 다시 여자들을 보았다 다케다 영지를 거쳐 배로 운반하는 것이 낫겠다 예 주군 옆에 선 긴끼가 머리를 숙였다 호소카와 영지를 통하지 않고 배로 호수를 건너 다케다 영지만 넘으면 바로 조선해가 나오는 것이다 거기에서 해안을 따라 서진하면 교고쿠 영지에 닿는다 담장의 그들 속에 몸을 붙인 이반은 여자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않았다 노래는 농부가였지만 구슬픈 가락과 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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