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순이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딩이 계엄인가 먼가가 풀렸다는디 살었는지 죽었는지 소식이나 전헐 일이제 죽산댁은두 어린것들한테서 애써 신경을 돌리며 일손을 더재게 놀렸다 이중과세 폐지조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설을 맞았다 철시하는 상점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는 통보를 미리미리 했지만 문을 연 상점은 읍내에 하나도 없었다 작년처럼 관공서만 문을 열어놓고 썰러하게 자리들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민심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랜 풍습을 도외시한 강압적 행적의 본보기였다 아무리 가나에 찌들려도 설을 설이었다 헌 옷이나마 빨고 기워 입혀 아이들의 입성은 깨끔했고 쑥떡이나마 손에 들고 깡충거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웃에 세배를 가서 세뱃돈 대신 받은 떡이었다 아이들은 양지 쪽을 골라 팽이치기를 하거나 둑길에서 연을 날려올렸다팽이싸움에서 이기면 떡이 한 개에다 일 년 재수가 좋았고 연끊어먹기에서 이기면 소원성취가 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설날만은 말타기 놀이나 닭싸움 같은 험한 놀이는 하지 않았다 설날에는 그래야 복을 받는다는 어른들은 말을 지켜 아이들은 얌전한 놀이만으로 싸우거나 다치는 일없이 하루를 보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버릇을 바로잡으려 하거나 금기시하는 일을 훈계하는 말에는 으레 가난하게 산다거나 재수가 없다거나 부자로 산다거나 복받는다거나 하는 말들이 뒤 따라 붙었다 다리를 꼬고 자면 가난하게 산다 낯을 푸푸거리며 소리내서 씻으면 재수가 없다 다리를 까불어대면 복이 달아난다 밥을 께질께질 먹으면 가난하게 산다 문턱을 밟고 다니면 복이 깨진다 어른을 보면 꼬박꼬박 절을 잘해야 복받는다 밥을 한 알도 흘리지 않고 먹어야 부자로 산다 가난에 진저리가 난 아이들은 더 가난하게 산다는 것을 두려워했고 어른들의 말은 주문처럼 먹혀들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말이 부모에게 피해가 미친다는 내용이었다 강동기의 아내 남양댁은 혼자 차례상을 차려놓고 방구석에 오두마니 앉아 있었다 볼품없는 차례상이나마 차렸는데 절을 올릴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남편이 없다는 것이 어느때보다도 절절하게 가슴에 사무치고 외로움과 서러움으로 목이 메었다 남자가 없다고 하여여자가 감히 절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었고 남양댁은 울음이 가득찬 가슴으로 차례상을 바라보고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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