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은 나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치명적이요 박회장은 당신들을 살려두지 않을 겁니다우린 갑니다 제럴드 달리 방법도 없고 그리고 쉽게 죽지는 않아요잠자코 그를 바라보던 제럴드가 이윽고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배영찬이 길게 숨을 내쉬었고 유종수는 손바닥으로 이마의 땀을 씻어 내었다 오봉철만이 제럴드를 뚫어질 듯 쏘아보면서 움직이지 않았다F14기 두 대가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저공비행으로 스쳐 지나가자 한동안 귀가 멍멍해진 라비노프가 침을 삼키고는 파밀라를 돌아보았다저 자식들 왜 이제야 나타나는 거야그래도 이십분 만에 출동했잖아요파밀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F14가 사라져 간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폭음이 들리는 것이 이쪽으로 다시 회전해 온 모양이었다그런데 놈들도 재빠르군 해군기가 날아올 것을 알아채고 사라져 버리다니멕코이는 아직 CIA의 중동지국장이에요 그도 정보망이 있어요F14기가 다시 굉음을 내며 낮게 떠서 머리 위를 지나갔으므로 그들은 말을 멈추었다자 어쨌든 거추장스러운 것은 없어졌으니 달려야겠군라비노프가 타륜을 움켜쥐었다하늘은 파랗게 개어 있었고 바다는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항해하기에 최적의 기상이었으므로 어느덧 라비노프의 기분도 맑아져 있었다 발렌시아호는 잔잔한 수면에 흰 항적을 그으면서 북으로 항진해 나아갔다9장 격동의 라스팔마스오늘 저녁에 저쪽에서 오기로 했습니다 이제까지 고생시켜 드려서 정말 미안합니다이병돈의 말투는 정중했다 흰색 줄무늬 셔츠에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있어서 조금 답답한 인상이었지만 빈틈없이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일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어서 기쁩니다 한 이사가 전화를 해올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이병돈이 힐끗 앞자리의 유진명을 바라보았다라고스 교외에 있는 대일건설의 귀빈숙소 안이었다 일급 호텔의 특실보다 더 고급스럽게 장식된 방이었는데 유진명은 사흘째 이곳에서 묵고 있었다그분들이 오시면 그럼 전 이곳에서 떠나도 되나요유진명이 묻자 그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 제가 몇 번이나 약속 드렸지요 저희들은 오로지지금도 제럴드가 그들을 납치했다고 믿고 계시는 모양이지요글쎄요 그것이이병돈이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면서 입맛을 다셨다그 사람이 우리 직원들을 구해 줄 이유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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