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훌리아의 팔을 잡고 말았다 대체 왜 이 소만은 이렇게 큰 거죠 제비뽑기 운이 나빴기 때문일 거예요 훌리아의 얼굴도 창백했다 소는 투우사들의 피난 장소인 판자 벽으로 돌진해 갔다 뿔로 벽을 박자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라파엘은 투우장 한가운데로 걸어가더니 그곳에서 발을 멈추고 소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나리자의 불안은 점점 더 고조되어갔다 라파엘의 얼굴은 의외로 창백했다 감기까지 걸린 몸으로 저런 소를 상대해야 하다니 너무 두려워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으나 보지 않고 소리만 듣는 것은 더더욱 두려웠다 황소는 투우장 구석에서 머리를 숙이고 그를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투우사의 태도를 엿보고 있는 것일까 라파엘은 한쪽 손으로 망또를 들고 모래 위에서 무릎을 뚫었다 자 이리 와 왜 무서운 생각이 드나 라파엘은 소리를 지르면서 그 소를 자극시키려는 듯 망또를 흔들어댔다 별안간 소는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천둥과 같은 발굽 소리가 투우장 안에 울려 퍼졌다 라파엘은 망또 흔들던 손을 멈추고 다가오는 소를 노려보았다 미터 2미터 이 상태라면 그는 저 날카로운 뿔에 가슴이 받히고 말 것이다 아나리자는 의자 끝을 있는 힘껏 잡았다 황소가 1미터 정도 앞까지 왔을 때 라파엘은 머리 위에서 망또를 흔들었다 망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재빨리 원을 그렸다 그러자 황소는 그것을 따라 휙 방향을 바꿔 라파엘의 오른쪽 뺨을 거의 스칠 정도로 달려나갔다 관객은 일제히 환성을 올렸다 아나리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풀린 나머지 그대로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무릎을 꿇고 있는 라파엘을 향해 황소가 다시 돌진해 가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또 멋진 폼으로 소의 돌진 방향을 바꾸었다 그런 행동이 몇 번이나 되풀이되었다 저돌적으로 돌격해 오는 새까만 근육덩어리 그 돌격 방향을 바꾸기 위해 펄럭거리는 망또 망또의 한쪽은 빨간 색 다른 쪽은 검은 색 가장자리는 금색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망또가 펄럭일 때마다 아나리자는 숨이 끊어질 듯했다 훌리아도 창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너무해 저렇게까지 소를 접근시키지 않아도 될 테데 이윽고 칼을 내리칠 차례가 되었다 그것을 담당한 투우사가 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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