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게 칠한 궤짝 같은 흙벽돌 건물들 위로 모스크에서 터져 나오는

희게 칠한 궤짝 같은 흙벽돌 건물들 위로 모스크에서 터져 나오는 코란의 기도문이 햇살과 함께 내려 덮이고 있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는 개 한마리 보이지 않았고 정적 속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기도문은 자연과 신의 위대함을 함께 증거시키려는 것처럼 느껴졌다길고 위압적인 기도문 끊어질듯 끊어질듯 하면서 이어지더니 이윽고 도시에 다시 정적이 찾아 들었다창가에서 몸을 돌린 파밀라는 소파로 돌아와 신문을 펼쳐 들었다 카이로 신문으로 7월 10일자 조간이었는데 아침에 대충 훑어보기는 했었다 1면에 탄자니아의 엠부투 대통령의 장례식 기사가 나 있었다 세계 각국의 수상과 대통령 외교사절들 사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계엄사령관인 장신의 우키트 중장이었다아래쪽 기사에는 대통령의 암살 교사혐의로 파면됨과 동시에 수배자가 된 북부지역의 5군 사령관 마수드가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우키트에게 맞서고 있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다르에스살람은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대통령궁에 피신해 있던 키그마 소장은 권총 자살을 하였는데 그가 암살범인 마후니를 도왔고 마수드와 공모하였다는 증거도 드러났다 신문을 내려놓은 파밀라는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후 한시였다다르에스살람의 호텔에서 사내들에게 끌려나와 배를 타고 간 곳이 잔지마르였다 그곳에서 소형 제트기로 카이로에 도착한 것이다여기는 아마 구시가의 어디쯤 될 것이다 탁자 위에 놓여진 차 주전자를 들어 식은 홍차를 잔에 채운 파밀라는 잔을 들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내들은 방 밖으로 나가지만 못하게 했을 뿐으로 날라다 주는 세 끼의 식사는 훌륭했고 아침에는 카이로 타임스지까지 보내주었다 그러나 닷새 동안 사내들은 묻는 말에 대답해 주지도 않았고 말을 걸지도 않았다 처음에 그들이 키그마의 부하들인 줄로 알았던 파밀라는 카이로에 도착하자 그들이 CIA요원이라고 믿게 되었다 CIA의 중동지부장인 멕코이는 제럴드와 함께 크레그 가문에 대한 원한이 있기 때문이다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문에서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파밀라는 잠자코 문 쪽을 바라보았다 열고 닫는 것은 그들이었다그러나 그들이 노크를 한 것은 처음이었으므로 그녀는 긴장하고 있었다 다시 노크 소리가 두 번 울리더니 이윽고 문이 열렸다들어선 사내를 본 파밀라가 눈을 둥그렇게 떴다파밀라양 오랫만에 만납니다검정색 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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