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했다 그 순간 어제 격렬한 정사를 나눈 박진화의 얼굴이 눈앞에 떠올랐지만 새로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누르지 못했다가능하면 오늘 오후에 만들어봐요알겠습니다 사장님원기있게 말한 상길이 덧붙였다그리고 그 젊은애 안하시길 잘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5백불도 불렀다네요그것이 상길과의 협정가격인 모양이었다983인간의 조건9 서경윤과 6박7일의 발리 여행을 왔지만 그동안을 꼬박 처자식과 함께 붙어있을 조철봉은 아니다 그리고 경윤 또한 길이 들었다고 할까 습관이 되어서 조철봉이 쥐구멍을 드나들듯 나다녀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오후 1시가 되었을 때 조철봉은 밝은색 셔츠 차림으로 세라핀호텔의 라운지로 들어섰는데 상길이 약속대로 여자를 주선해 주었기 때문이다 상길이 전화로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여자의 이름은 민수영 회사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중소기업 최고 경영자이며 나이는 42세 발리에는 5박6일 일정으로 휴가차 왔는데 일행인 오세희와 함께 비행기 일등석을 탔다는 것이다 다른 일들은 대충 허세로 때울 수 있고 고급 외제차도 장기 할부판매가 되는터라 진짜 있는 사람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행기 일등석은 다르다 3등석보다 몇배는 더 비싼 일등석을 타려면 허세만 가지고는 버티기 힘들다 실력이 진짜 있는 사람이어야 되는 것이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라운지 안을 둘러보던 조철봉은 안쪽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여자를 보았다 안에는 서양인들이 많았는데 동양인 여자가 혼자 앉은 테이블은 그쪽 하나뿐이다 조철봉이 다가가자 여자는 아까부터 시선을 주고 있으면서도 알은체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선을 떼지도 않는다 김상길은 여자가 42세라고 했지만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얼굴이었고 기품이 풍겨났다 당당한 태도라고 해도 될 것이다 테이블 앞에 선 조철봉이 마악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앉으세요여자가 먼저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조철봉은 열었던 입을 닫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여자가 희미하게 웃었다 짧은 머리가 살짝 안쪽으로 굽혀졌고 반소매 셔츠 밖으로 드러난 피부는 보기좋게 그을려 있었다 여자의 시선을 받은 조철봉이 심호흡을 했다 또렷한 눈과 야무지게 닫힌 입 그리고 콧날은 곧았다 단정한 미인이다사업하신다고요이번에도 먼저 여자가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머리부터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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