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았다 한 손에 든 비닐 보따리를 휘두르며 트럭을 스쳐지났을 때 운전석에 앉아 있던 흑인 병사가 번쩍 상체를 세웠다이쪽을 맡고 있는 대부분의 병사들이 그를 알고 있었으므로 오봉철은 정문을 향해 달렸다 그러자 뒤쪽에서 총소리가 울렸다탕 탕 탕세 발의 총성과 함께 그는 어깨를 움켜쥐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이런 빌어먹을 놈이운전석에 앉아 있던 병사가 쏜 것이었다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생각하자 분노와 함께 덜컥 두려움이 치밀어 올랐다 실수로 인한 개죽음처럼 억울한 것이 없다 어쨌든 이것만은 피해야 했다탕 타타타총소리와 함께 오봉철은 몸을 굴렸다 계단의 받침대는 옆쪽으로 3미터쯤 떨어져 있었는데 그곳이 목표였다미친 듯이 몸을 굴린 그가 받침대 뒤쪽으로 떨어졌을 때 다시 총알이 날아와 받침대에 맞아 튀었다개새끼야 너도 받아라엎드린 채 허리춤에 끼워 놓은 권총을 빼들던 오봉철이 와락 이맛살을 찌푸렸다땅을 받치고 있는 왼쪽 팔에 감각이 없는 것이다 다시 균형을 잡고 상체에 힘을 주자 이제는 어깨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왔다총알이 어깨쪽 어딘가를 뚫거나 박혀 있는 것 같았으나 살필 경황이 아니었다오봉철은 10여 미터 앞쪽의 트럭을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병사는 마악 운전석에서 내려서는 참이었다 두 손으로 소총을 움켜 쥔 그는 이쪽을 향해 한걸음 발을 딛었다탕탕탕오봉철은 병사가 두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쓰러져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총성이 울리자 제럴드는 눈썹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포탄은 쉴 새 없이 주변의 공터나 제방 건물에 쏟아져 내렸고 어떤 것은 바다로까지 떨어지며 폭발하고 있었지만 총격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 왔던 것이다탕 탕타타탕다시 아카보의 연발사격 소리가 들려 오자 제럴드는 탁자 위에 놓인 베레타를 쥐고는 버릇처럼 탄창을 쳤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정부군이 진입해 들어온 모양이었다 긴장한 상황에서는 신체의 모든 부분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정상이고 제럴드는 그것이 남보다 더 발달되어 있었다 환경 탓일 것이다 시멘트 바닥을 밟고 다가오는 사람들의 기척을 제럴드는 발자국 소리가 아닌 진동과 느낌으로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포탄은 쉴 새 없이 주변을 두드렸고 건물 밖에서는 이제 권총의 연발사격 소리까지 들려 왔다 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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