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님의 명을 받고 숙부 가와사끼를 쳤습니다 가와사끼가 미가노 가문의 밀정 노릇을 했기 때문이지요그리고는 수옥이 가늘게 숨을 뱉았다제 아비는 하나뿐인 숙부를 쳐서 목을 영주님께 바친 다음 집에 돌아와 춤을 추었습니다 역적을 치고 귀성한 것이라 이틀동안 잔치도 벌렸습니다수옥이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눈동자로 이반을 보았다숙부 가문은 멸족이 되었지요 네살짜리 사촌까지 영주가 보낸 무사들에게 도륙을 당했습니다이반의 시선을 받은 수옥이 입술 끝을 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소녀도 그런 땅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나리의 한을 알 것도 같았습니다 나는 왕자로 자란 것이 아니야이반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내 외조부나 사부는 나를 가장 혹독하게 다루었고 나도 그것을 감수했어 나는그들의 기대를 알고 있었으니까수옥과 시선이 마주치자 이반도 웃어보였다한만 품고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도 배웠다 내가 덕과 인을 베풀어야 수하가심복해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특히 수하에게는 등을 보이면 안된다는 것도 알았어난 부친의 뜻을 이루고 말 것이야 그래서 호소까와 영주가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싶다나리께 적이 되기는 싫습니다불쑥 수옥이 말했으므로 이반은 정색했다 이반의 표정을 살핀 듯 수옥의 목소리가 낮아졌다합포에 가시면 영주의 측근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최길선의 침실을 습격한 괴한은 수옥이었다 이반은 은자 다섯냥으로 가짜 산삼을 산후에 김백삼으로부터 개진현청의 구조에서부터 수행 포교의 숫자까지 다 들은 후에 개진현으로 달려가 수옥의 암습을 받았던 것이다 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최길선은 해로운 존재였다 수옥의 말대로 최길선 같은 관리가 다섯명만 더있다면 조선 정벌은 어려워질 것이다 이반이 수옥을 바라보았다나도 그대의 적이 되기는 싫네수옥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이반은 쓴웃음을 지었다 수옥도 이미 최길선의 방에서 자신을 알아보았을 것이다아침을 먹은 이반과 수옥은 주막을 떠나 곧장 상주성을 나왔다 맑은 가을 날씨여서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푸르렀고 추수를 끝낸 들판에서는 소떼가 한가롭게풀을 뜯고 있었다 상주성은 대처여서 한동안은 달구지를 끄는 상인들과 등짐을진 행인들이 빈번히 지나는 터라 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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