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덕이며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세웅은 몸을 돌

끄덕이며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세웅은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로비에서 잠시 망설이던 그는 현관의 회전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5월의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한낮이었다 잠시 하늘과 빌딩들을 바라보던 그는 인도를 걸어 근처의 찻집에 들어가 앉았다 커피를 시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어 명의 한가한 손님들이 보일 뿐 찻집은 텅비어 있었다 그러자 그제야 실감이 났다 파격적인 승진이 된 것이다 박민호의 승진을 주장한 것은 새로운 부의 설립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같은 팀에 대리가 둘 있을 수 없었고 설령 박민호를 진급시킨다 하더라도 그에게 팀을 맡기기에는 부족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한세웅은 커다란 실적을 올려놓고도 좌천당한 셈이 된다강력하게 박민호의 승진과 직원들의 승급을 밀어붙인 것은 결국 새로운 부의 설립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이제 그것이 뜻대로 되었으나 한세웅은 왠지 허탈해져 있었다 사무실은 지금 온통 무역4부의 승진 이야기로 북새통일 것이다커피가 날라져 왔으나 한세웅은 손을 대지 않았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안쪽의 공중전화 박스로 다가갔다 다이얼을 누르자 신호가 갔다 그의 책상에 놓인 직통전화였다여보세요조정혜의 목소리가 들렸다나야어머그녀가 소리죽여 놀란 소리를 내었다지금 어디 계세요왜그냥요한세웅은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사무실 시끄럽지네 전화통에 불이 나요 박 선배는 어디로 도망갔어요 김영섭 씨도 도망치려는 걸 제가 잡아두고 있어요한세웅도 짐작하고 있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정상을 찾겠지만 갑작스러운 승진을 대하는 타인의 반응은 갖가지일 것이다 동료의 승진을 대하면 화가 난 표정으로 아는 척도 하지않는 사람도 있고 다가와 축하를 하지만 얼굴이 굳어져 있는 사람도 있다 한세웅은 과장이 되었으니까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빈정거리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에게는 또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여야 한다 아마 박민호는 그런 갖가지의 모습들을 대하자 당황하여 도망친 모양이었다조정혜 씨 축하해 고맙습니다그녀가 다소곳이 말했다 김영섭과 조정혜는 일호봉 승급이 되었으므로 1년 경력이 추가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월급과 수당이 오르고 내년에는 대리진급 서열이 되는 것이다지금 어디세요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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