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를 의식해서 영숙이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그는 영숙이를 그녀와 함께 이곳에서 지내게 할것인가를 물었던 것 같다 김명화가 이곳에 온 지 사흘이 되었으나 아직 영숙이를 만나게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아래쪽 8층에 그대로 머물고만 있을 뿐이었다자 됐어히데나가가 망원경을 움켜쥐고는 앞을 노려본 채 메마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마에는 줄줄이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다까다는 눈을 한번 감았다가 떴다 그러자 망원렌즈의 복판에 커다랗게 한세웅의 얼굴이 들어왔고 십자선의 초점에 그의 콧등이 찍혀졌다됐다그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이제는 백발백중이다 그는 손가락에 걸어 놓았던 방아쇠를 일단으로 천천히 당긴 다음 다시 이단으로 당겼다타앙근처의 숲을 울리는 총소리가 났고 다까다는 만족한 얼굴로 망원렌즈를 바라보았다 한세웅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머리를 숙여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네 층 아래에 묵고 있었다 그러자 뒤쪽에서 요란하게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머리를 돌려 유리창을 바라보는데 박영태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엎드려 총재님두 팔을 벌리며 달려온 박영태가 그를 안더니 빙글 몸을 돌리면서 쓰러졌다 박영태의 몸이 그를 누르고 있었으므로 한세웅은 답답한 듯 몸을 뒤척였다 다시 총알 한 발이 날아와 응접실 안의 벽에 맞아 튀었다총재님 괜찮으십니까위에서 박영태가 소리쳤다자네 때문에 답답해한세웅이 말하자 박영태는 그를 끌고 구석으로 향했다이젠 됐습니다 총재님앞쪽을 가로막은 벽에 그를 앉힌 박영태가 허덕이며 말했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대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들더니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영숙이와 TV를 보고 있는데 박영태가 들어왔으므로 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서재로 들어서자 박영태가 따라 들어왔다총재님 놈들은 일본정보부원들이었습니다박영태가 상기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숲 속에 네 명이 있었습니다 세 명은 죽고 한 명은 부상을 입은 채 잡혔습니다콘티넨탈호텔에 한 명이 연락원으로 남아 있다는 자백을 받고는 그놈도 잡아왔습니다자백했나네 모리의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부상당한 놈이 조장이었습니다 그놈 직책은 정보부의 과장입니다예상했던 일이었으므로 한세웅은 한동안 박영태의 얼굴을 바라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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