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가방과 함께 신문을 들고 들어왔다여보 한세웅 씨 기사가 났는데요 여배우 사건은 여배우가 인기를 끌려고 조작한 것이래요조일상은 탁자 위에 놓인 신문을 펼쳐 들었다 한세웅의 사진과 함께 큼직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동안 신문을 들여다본 채 움직이지 않았다전화벨이 울렸다 아내가 수화기를 들더니 그를 돌아보았다여보 전화예요 내무부 김국장이라는데조일상은 퍼뜩 머리를 들고는 손을 뻗쳐 수화기를 쥐었다여보세요아 조차관 나요이인행의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김국장은 그가 집으로 전화할 때의 암호였다 내무부에 김씨 성을 가진 국장이 둘이나 있지만 집으로 전화할 만한 관계는 아니었다오늘 아침 신문 보았습니까이인행이 대뜸 물었다네 지금 보고 있습니다아내가 궁금한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조일상은 손을 저어 그녀를 응접실 밖으로 내보냈다한세웅이 재빠르게 손을 쓴 것 같아요 언론사들이 놈한테 매수당했어요 감독이라는 놈하고 같이 말이오조일상은 수화기를 귀에 댄 채 잠자코 앉아 있었다오늘 저녁 일곱시에 경복궁 근처의 일식 집 알지요 전에 만났던 곳 거기에서 뵙시다 상의할 것도 있고알았습니다전화가 끊겼으나 수화기를 손에 든 조일상은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있었다김막동 씨 전화동료가 수화기를 들고 커다랗게 소리쳤으므로 휴게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김막동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금방 달아오른 김막동이 수화기를 받아 쥐었다여보세요막동씨 저예요예상했던 대로 정미혜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응 웬일이야오늘 시간 있어요 오후에그녀의 목소리는 밝았고 이쪽의 분위기 따위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김막동에게는 차라리 그러는 편이 나았다 그녀가 주춤거린다면 동료들이 일제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더욱 어색했을 것이다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왜우리집에 초대를 하려고 같이 저녁 먹어요 우리집에서글쎄 그것은김막동은 주위를 둘러보았다조금 있다가 내가 연락을 하지그럼 꼭 해줘요수화기를 내려놓자 휴게실 안쪽에서 바둑을 두고 있던 황필수가 다가왔다김막동 씨 나 좀 보자구네 저를 말입니까황필수는 끄덕이며 앞장서서 휴게실을 나섰다 그의 뒤를 따르던 김막동의 가슴이 차츰 긴장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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