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요 그렇다면 제가 하녀 다루는 법을 가르쳐 드리지요 어떠세요 몸집이 작은 안젤라가 빙긋이 웃었다 네 그래요 많이 가르쳐 주세요 아나리자는 한 번 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장식이 달려 있는 하얀 가구들 침대는 혼자 자기엔 아까울 정도로 크고 푹신푹신했다 이 멋있는 방을 찬찬히 바라보며 웃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안젤라가 옷 벗는 것을 도와주었다 아나리자도 이번만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빌리기로 했다 긴 여행의 피로에는 뜨거운 목욕이 무엇보다도 좋은 회복제였다 가능하다면 뜨거운 탕 속에 더 있고 싶었다 아나리자는 미련을 떨쳐버리고 욕조에서 나와 타올로 전신을 닦았다 그리고 나서 안젤라가 말끔히 정리해 준 옷장을 열고 엷은 청록색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얇고 부드러운 옷감이 몸을 기분 좋게 감싸주었다 그 감촉을 즐기면서 머리를 정성들여 빗고 아주 엷은 색의 립스틱을 발랐다 마침 그 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갈색 자켓으로 갈아입은 그가 우뚝 서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샤워를 한 탓인지 아직 젖이 있었고 반쯤 단추를 풀어놓은 진한 갈색 셔츠 사이로 믿음직스러운 가슴이 약간 보였다 준비 다 됐소 네 라파엘은 아나리자의 어깨 너머로 안젤라를 발견하고 미소지었다 오늘밤엔 아나리자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까 먼저 자도록 해요 안젤라 무릎을 살짝 굽히며 공손히 인사했다 그렇게 하겠어요 여러가지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나리자도 안젤라를 돌아보았다 약속하겠어요 곧 요령을 익힐테니까 두고 봐요 문을 닫은 라파엘은 나란히 걸으면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요령을 익할 거라니 무슨 요령을 말한 거요 사치하는 요령요 예를 들면 하녀의 시중을 받는다든지 하는 거요 귀찮았소 그렇지는 않지만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두 사람은 긴 복도를 걸어 아까 들어왔던 현관 앞까지 갔다 그곳을 스쳐지나가자 멋지게 조각되어 있는 육중한 문이 나타났다 마음의 준비는 다 됐소 라파엘이 물었다 진심으로 염려해 주는 것 같은 말투였다 혹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연극을 시작한 것일가 아나리자는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을 대고 심호흡을 해 보았다 처음 뵙겠어요라고 입을 연 순간 어쩌면 심장이 터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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