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묵직해 보이는 비닐 봉투를 흔들며 정기훈이 턱으

제법 묵직해 보이는 비닐 봉투를 흔들며 정기훈이 턱으로 옆쪽을 가리켰다 이 모텔의 VIP룸이랜다 얼만데 60불 비싸 그리고는 오민지가 정기훈이 들고 있는 비닐 봉투를 보았다 뭔데 빵 과자 음료수 맥주 이제 정기훈과 오민지의 표정은 밝아졌다 이곳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롤리 근처였고 이미 동서 횡단길에 접어들었다 11시간 동안 주유소에서 두번 쉰 것 외에는 곧장 남하한 것이다 방으로 들어서서 전등 스위치를 켰을 때 오민지가 짧게 탄성을 질렀다 넓은 침대는 깨끗했고 방안 장식도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원룸이었지만 넓어서 창쪽에는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었는데도 공간이 남았다 괜찮네 웃음 띈 얼굴로 오민지가 말하더니 창쪽으로 다가가 커튼을 조금 들치고는 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더니 몸을 돌렸는데 커튼을 걷지는 않았다 정기훈이 탁자위에 사무실 옆의 매점에서 사온 음료수와 과자 등을 내려놓았다 주유소 옆의 식당에서 커피와 오믈렛을 시켰지만 맛이 없어서 반도 먹지 못했다 오민지는 커피만 두잔 마시고 만 것이다 자 민지야 먹어 탁자 위에는 서너 종류의 빵과 케이크 소시지에 우유까지 놓여 있었다 정기훈이 맥주 캔의 뚜껑을 뜯으며 소파에 앉았다 도망자 신세가 되었지만 네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실감이 안나 마치 남의 일 같다니까 앞자리에 앉은 오민지가 빵 봉지를 찢으면서 웃었다 오면서 생각이 났는데 내 팔자가 참 기구한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렇다 정기훈이 정색하고 말했으므로 오민지의 눈이 커졌다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며 정기훈이 말을 이었다 팔자가 억센 편이지 트러블 메이커 영어로는 그렇게 말하나  넌 항상 사건의 중심이야 시끄러워 여주인공이지 글쎄 시끄럽다니깐 뱉듯이 말한 오민지가 빵을 한입 베어 물고는 정기훈을 향해 눈을 흘겼다 정기훈이 잔에 우유를 따라 오민지의 앞에 내려 놓으며 말했다 난 이렇게 너하고 같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좋다  물론 이 위기를 빠져 나가야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행복할 것 같다 오민지는 우유잔을 들어 마셨고 정기훈의 말이 이어졌다 이 순간을 만들어주신 신께 감사하고 그때 오민지가 주먹으로 가슴을 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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