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한 무더기 쌓여 있어서 냄새가 코를 찔렀다김영남은 쓰레기 더미를 피해 부지 안으로 들어섰다 3백 평이면 건평 2백 평짜리5층 건물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지하도 2층쯤 파면 7층에 연건평이 1천 4백평짜리 건물이 된다좌우를 둘러보던 김영남은 머리를 돌렸다 부지의 입구 저쪽에 오희주가 서서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시선이마주치자 그녀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이봐 이곳에 5층짜리 빌딩을 지을 거야 지하 2층으로 공장을 이곳으로 옮겨 올거야김영남이 커다랗게 말하자 그녀는 보일듯말듯 머리를 끄덕였다설계는 며칠 전에 의뢰했으니까 곧 청사진이 나오겠지 나오면 보여줄게그녀가 잠자코 있었으므로 김영남은 조심스레 쓰레기더미를 건너 길위로 나왔다길에는 그가 타고 온 회색의 대형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다 서울에서 오전 근무를마치고는 그녀를 태우고 3시간을 달려 공장부지로 온 것이다땅을 산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땅값이 평당 10만 원이 올랐어 한달에 3천만원을 번 거야구두를 시멘트 보도블럭에 세게 부딪쳐 바닥의 오물을 털면서 그가 말했다3천만 원이나그녀가 눈을 치켜 떴다 짙은 속눈썹 밑의 맑은 눈동자가 그의 시선과 부딪치자조금씩 흔들렸다그래 대기업들이 땅 사서 돈 벌었다는 것을 이제 내가 실감한단 말이다세영무역도 대기업이에요머리를 돌린 김영남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코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쥐었다그들은 차에 올라 시내로 들어섰다오늘은 금요일예요창 밖을 바라보던 오희주가 혼잣말처럼 말했다금요일 오후라 사람들의 몸짓이 조금 달라보이지 않아요흥 자식도 참김영남이 풀썩 웃었다괜히 요일 핑계를 대지 말어 너 술 마시고 싶은 거구나그의 밝은 분위기에 휩쓸렸는지 오희주가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공장에 가서 일을 마치고 둘이서 술 한잔 하자또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려구이제는 네가 도망치도록 만들지는 않을테니까 일찍 들어갈게오희주는 잠자코 앞쪽을 바라보았다 수시로 감정의 변화가 오는 여자이다 그것이신비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을 지치게 할 때도 있다오희주는 한번도 자신의 가정생활이라든가 과거를 이야기 해준 적이 없다 어떤때는 한 시간이 넘도록 둘이 입을 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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