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했던 김성진입니다]윤우일이 애써 부드럽게 인사말을 건넸다 서미향은 대답 대신 잠자코 비껴섰다 들어오라는 몸짓이었다 그녀는 윤우일이 들어서자 목을 늘여 복도를 살피더니 문을 굳게 잠궜다[너는 엄마 닮았구나]눈만 말똥이며 올려다보는 아이에게 윤우일이 웃어 보이며 말을 걸자 서미향이 물었다[애 아빠는 어디 계세요]불안한 목소리였다 윤우일이 몸을 돌려 서미향을 똑바로 보았다[트리폴리를 탈출하다가 총에 맞아 돌아가셨습니다]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이덕수한테서 받은 쪽지를 꺼내 내밀었다 마르코 모텔의 전화번호와 서미향이 사용한 중국 여권의 이름이 적힌 쪽지였다[돌아가시기 전에 나한테 부인과 아이를 부탁했습니다]서미향은 쪽지에다 시선만 준 채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다 아이가 아까부터 그녀의 바지를 잡아당기면서 칭얼대고 있었지만 그녀는 충격에 싸여 숨도 쉬지 않는 것 같았다 윤우일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배를 타고 오다가 총을 맞았지요 시신은 바다에 수장시켰습니다 죄송합][그만해요]꺼져 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녀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으며 스르르 쓰러지고 말았다서미향이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쯤 뒤였다 침대 위에 눕히고 머리에는 찬 수건을 얹어 놓은 터라 눈을 뜬 그녀는 먼저 수건부터 걷어내었다 그리고는 윤우일을 올려다보았다 화장기가 없는 파리한 얼굴이었지만 피부는 매끄러웠고 곧은 콧날과 단정한 입술은 갸름한 얼굴과 조화가 잘 되었다서미향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며 윤우일의 가슴께에 멎었다 그러더니 그녀는 와락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윤우일은 우는 아이를 달래다가 대형 타월로 포대기를 만들어 아이를 감싸안고 있었다 아이는 윤우일의 가슴에 얼굴을 붙이고는 평화롭게 잠이 들어 있었다[그냥 누워 계십시오 지금은 서둘 것 없으니까]아이가 깰까봐 허리를 가볍게 흔들면서 윤우일이 말했다[이런 일에 익숙지가 않아서 아까는 불쑥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 이해하십시오]서미향이 시선을 다시 천장으로 옮겼다 그리고 한동안 침묵했다[이덕수 씨는 부인과 아이를 한국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겠지요]아이를 안은 채 윤우일이 창가로 다가가 창 밖을 내다보았다 거리는 이미 어두워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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