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

사무실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김막동은 얼굴을 붉혔다 도무지 이런 분위기에는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사무실 안에는 10여 명의 여자 직원들이 있었는데 화장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리고 그녀들은 한결같이 미인이었다 경비원들의 말을 들으면 회사에서는 사무직원들을 뽑을 때 미모가 첫째 조건이라는 것이다사무실은 백 평도 더 되어 보였는데 칸막이도 없었으므로 70 80명의 사원들이 제각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타자기 소리와 전화벨 소리 서로 주고받는 말소리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기동훈련 때의 탱크포 소리와 기관총 소리도 이보다는 덜 어지러웠을 것이다 여직원 두어 명이 아까부터 김막동을 힐끗거리고 있었다 경비원 제복을 입고 사무실 입구에 서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 모양이었다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여사원 하나가 머리를 들고 물었다무슨 일로 오셨지요아 예 업무부의 장학재 차장님이 오라고 하셔서반가운 듯 그녀 쪽으로 몸을 굽히자저쪽 뒷자리에 앉으신 분이에요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은 한참이나 멀어 보였다 업무부 사무실은 이곳에 처음 입사할 때 오고나서 두번째였다 그때는 군복을 입고 있어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제대로 보였고 사무실이 이렇게 넓어 보이지도 않았다김막동은 책상 사이를 지나 뒤쪽의 자리로 다가갔다 책상에 머리를 숙이고 무엇인가를 들여다보던 사내가 얼굴을 들었다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둥근 얼굴의 사내였다 앞머리가 훤히 벗겨졌는데 그곳이 반들거리며 윤이 났다장학재 차장님이십니까김막동이 조심스럽게 묻자 그가 머리를 끄덕이며 그의 가슴에 붙은 이름표를 바라보았다아 김막동 씨 어서 오시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놓인 소파를 가리켰다여기 앉읍시다네장학재는 그의 앞자리에 앉더니만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었다 남한에서 요즘 생산된다는 고급 담배인 039달039이었다담배 피우시오담배곽을 내밀면서 그가 물었다아닙니다 저는 금방 태웠기 때문에그와 맞담배질을 할 생각은 없다 도대체 무슨 호출인지가 궁금했고 불안하기도 했다 며칠 전에 청원서류에다가 생산부서로 옮겨 달라고 적어서 제출한 것 때문일 것이다 이도섭은 끗발 좋은 경비반장을 그만 두고 생산부서의 조수로 간다고 하자 미친 짓이라고까지 하였지만 경비반은 적성에 맞지가 않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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