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정부관리나 군계통의 사람일 것이다 그들의 차는 곧장 사거리의 복판으로진입해 들어갔는데 그 순간 오른쪽에서 맹렬하게 달려든 검정색 벤츠에 옆구리를받혔다 찍혔다는 표현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요란한 충돌음에 온몸에 한기를 느낀정도였다캐딜락은 중간부분이 꺾어지는 것처럼 휘어지더니 번쩍 상체를 드러내고는 10미터쯤그 상태로 밀려 나가다가 뒤집혀졌다 벤츠의 본넷이 치켜 올려졌고 흰 증기가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그러자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차례로 멈춰 서고 있었다 이쪽의 신호등은 아직도붉은 색이었다 김영남은 전진 기어를 넣고는 멈춰 선 차량들 사이를 빠져 나갔다사거리를 통과하면서 백미러를 바라보자 점점 밀려드는 차량들로 사거리는 가득차기시작했다 이제 저쪽은 통행불능이 된다 멈춰 선 차량들은 되돌아갈 수도 나아갈수도 없게 되어 있었다마리아가 힐끗 그를 바라보았다그녀와는 이제까지 한번도 이렇게 나란히 앉아본 적도 없었고 시키는 일 이외의이야기를 해 본 적도 없었다 열흘밖에 안된 시간이었고 김영남은 집에 들어오면말없이 식사를 하고 제 일을 했다 하루종일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을 때도있었다마리아 넌 쿠웨이트를 떠나면 어디로 갈 거야차에 속력을 내면서 김영남이 물었다 마리아가 침을 삼켰다고향으로 가겠어요태국네 하지만하지만 뭐김영남의 시선이 그녀를 스치고 지났다제 계약은 1년인데 계약금으로 소개상한테 4백50불을 주었어요 아직 그 돈도 못벌었는데한 달 임금이 얼마였지2백 불이었습니다말라피한테서 얼마 받았어아직 한 달분도 못 받았어요옆을 스치던 웨건이 아슬아슬하게 중앙 분리대를 비켜 지나고 있었다 도로에는아직 차량의 왕래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콩볶는 듯한 기관총 소리와 포격 소리가귀를 울리고 있었지만 이쪽은 아직도 멍한 분위기였다 길가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먼 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사이렌을 울리면서 경찰차가 앞쪽에서 달려왔다 교통사고 때문인 것같았는데그것을 바라보던 김영남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떠올랐다 그는 차의 속력을줄이고는 마리아를 돌아보았다마리아 뒷좌석에 놓인 내 가방을 줘차는 시내 중심가를 통과하는 중이다 마리아가 건네준 가방의 지퍼를 한 손으로내린 김영남은 한 묶음의 돈을 꺼내어 그녀에게 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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