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나 돈을 준비하라는 말은 아직까지 입 밖으로 내지도 않았다lt제60회gt추적30아스팔트 위를 달리던 승합차가 포장도 되어 있지 않은 길로 들어서면서 몸이 흔들렸다 바닥에 누워 있으니 튄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 될 것이다 차 바닥에는 스펀지를 깔고 그 위에 담요를 씌워서 푹신은 했지만 한지윤은 흔들림과 소음으로 머리까지 아팠다 그러나 두 손과 발이 묶여 있는 데다 입에는 테이프까지 씌워진 채 승합차 뒤쪽 바닥에 반듯이 눕혀져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리저리 흔들리던 한지윤은 눈시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사람의 목숨이 참 끈질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잠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제는 두려움보다 잠이 더 가깝게 다가와 있다 서울 교외의 외딴집에서 승합차에 태워진 것은 오후 4시나 5시쯤 되었을 것이다 시계는 빼앗겼지만 태양의 각도를 계산하면 늦은 오후였다 그리고 아스팔트 고속도로를 두 시간쯤 달리고 나서 비포장도로를 다시 두 시간쯤 달리는 중이다 이미 앞쪽 창밖은 어둠에 덮여 있었고 옆쪽 자리에 앉아 있던 사내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지윤도 어느덧 잠이 들었다 한지윤이 깨어난 것은 사내가 어깨를 흔들었기 때문이다일어나 다 왔어한지윤이 눈을 뜨자 사내가 소풍이 끝나고 집에 도착했다는 것처럼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내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손과 발을 묶은 나일론 줄을 풀고 테이프를 뗐을 때 한지윤은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 순간 한지윤은 폐로 호흡되는 맑고 신선한 공기 맛을 보았다 비린 듯한 냄새는 나뭇잎과 풀의 냄새였다 활짝 열린 승합차의 문 밖으로 나섰을 때 눈앞에 흐릿한 목조건물이 드러났고 주위는 짙은 숲이었다집 안으로 들어가사내가 말하자 서늘한 대기에 휩싸인 한지윤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가 폈다여긴 어디예요물론 사내의 대답을 기대하고 물은 것은 아니다 그냥 말을 걸어본 것뿐인데 적막한 주위 환경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다가선 사내가 턱으로 건물을 가리켰다들어가 어서목조건물은 통나무로 벽과 담장을 쌓았고 베란다에는 운치 있는 의자까지 놓여졌다 그들이 어둑한 현관에 들어섰을 때 집 안의 불이 켜졌다 동생뻘 사내가 먼저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정말 놀기 좋습니다사내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으므로 한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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