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있는 노란 개나리와 푸른색의 잔디와도 잘 어울렸다김명화는 두 손등 위에 턱을 고이고 앉아 개나리 위를 팔랑거리며 날고 있는 흰색 나비 한 마리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한없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듯 느껴졌다 흙과 풀 냄새가 코에 스며 들어왔다넓은 잔디밭 건너편에 밭이 있는 모양인지 농부 한 명과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각기 연장을 들고 잔디밭 끝 쪽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멀리에서 개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서울에서 삼십분 거리에 이렇게 멋진 호텔이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김명화는 등나무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히 앉았다자동차 엔진 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 자가용 한 대가 호텔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붉은 기와 지붕으로 덮인 5층짜리 호텔이 시야에 들어왔다회색 대리석 기둥과 푸른색 코팅을 한 두꺼운 유리창들이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났다머리를 돌린 김명화는 옆쪽의 수영장에서 잔디밭으로 들어서는 백한영을 보았다 흰색의 반팔 티셔츠에 같은 색 바지를 입은 그의 차림새는 산뜻했다시선이 마주치자 흰 이를 보이며 백한영이 활짝 웃었다 다시 김명화의 가슴이 가라앉으면서 가볍게 뛴다미안해 지루하지 않았어밝은 목소리로 그가 물었다 김명화는 머리를 저었다수영장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해서 말이야백한영은 그녀 옆에 앉았다그에게서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났다 파코였다 이제는 눈을 감고 있어도 독특한 그 냄새를 맡으면 그의 기척을 알게끔 되었다고쳤어요응 겨우 배수구가 이상이 있었어그는 잔디밭과 주변의 시설물들을 주의깊게 훑어 보았다 로즈 호텔은 백한영이 부모의 유산을 받아 건립한 호텔이었다이제 1주일 후면 개장이 될 것이다호텔의 뒤쪽은 나지막한 야산이었으나 수십 년이 되는 울창한 나무로 뒤덮여 있었다 깨끗하게 단장된 산책로와 하얀 칠을 한 나무벤치가 산뜻하게 보였다 산의 뒤쪽에는 강줄기가 가로로 길게 뻗쳐져 있었고 세월이 지날수록 강물의 수심이 얕아졌으므로 하얀 자갈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가족 단위로 주말이나 휴일을 지내기에 알맞도록 설계된 호텔이었다어때 방갈로 쪽으로 산책이나 가볼까자리에서 일어선 백한영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을 잡고 김명화는 몸을 일으켰다 20여 개의 방갈로가 강물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세워져 있었고 백한영은 방갈로를 점검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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