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아가씨 나갈 시간입니다 아나리자는 그가 내미는 크고 감촉이 좋은 타올을 받아들고 욕조에서 나왔다 피로가 말끔히 가신 느낌이었다 라파엘은 타올에 둘러싸인 그녀의 몸을 솜씨 좋게 상처를 피해가며 닦아주었다 그리고 아나리자가 네글리제를 입는 동안 자리를 떴다가 곧 다시 돌아와 그녀를 앉아 침대로 데리고 갔다 아나리자는 침대 눕자마자 곧 눈을 감았다 라파엘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의사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아나리자는 문득 중대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을 깨닫고 눈을 떴다 라파엘 여기 있소 그는 아나리자의 손을 살며시 잡아 주었다 카르멘에 대해 할 얘기가 있어요 오늘 일은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게 아니예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게 어떤 거지 신중히 억누르고는 있었지만 라파엘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진심은 그런 게 아니예요 다만 당신을 너무 사랑하고 있을 뿐이지요 당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런 감정을 당신은 사랑이라고 생각하오 카르멘은 나에게 조금 겁을 주려고 생각한 것뿐이예요 내가 말에서 떨어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거예요 게다가 예상도 하지 못했던 폭풍우가 밀어닥쳤잖아요 그녀를 두둔하려는 거요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라파엘은 놀란 시선으로 아나리자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아요 나도 카르멘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녀가 나를 증오하고 있는 것 만큼요 하지만 나는 그녀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카르멘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 존재는 그녀가 볼 때 위협이었을 거예요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믿고 있겠지요 모두 당신이 진실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파생된 일이에요 갑자기 머리 속으로 극심한 통증이 내리꽂혔다 반사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감자 라파엘이 다정히 이마에 손을 갖다대었다 얘기는 그만 자 잠자도록 해요 약소해요 카르멘을 심하게 나무라지 않겠다고요 알았소 약속하지 그러니까 이제 안심하고 눈을 붙이도록 해요 아나리자는 안심한 듯 눈을 감고 금방 꿈나라로 빠져 들어갔다 한밤 내내 비를 맞은 것이 탈이 되어 며칠동안이나 아니라자는 고열에 시달리며 의식도 몽롱해져 시간감각조차 잃고 말았다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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