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일은 밖에 나온 호텔 종업원

윤우일은 밖에 나온 호텔 종업원에게 부탁하여 일본인 기자 가마모또가 밖에서 찾는다면서 다까다를 불러낸 것이다 [당신 어떻게 된 거요]다까다가 소리 죽여 물었다 윤우일은 저도 모르게 쓴 웃음을 지었다[비밀경찰 본부가 직격탄을 맞는 사이에 도망쳐 나왔소][그 소문이 사실이었군]눈을 치켜 뜬 다까다가 윤우일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피해 정도는 어떻게 됩니까][보다시피 멀쩡합니다]잘못 알아들은 윤우일이 두 팔을 펼쳐 보이자 다까다가 혀를 찼다[비밀경찰 본부 말이오][빌딩 중앙을 정통으로 맞아서 완전히 파괴되었소 건물이 붕괴된 데다 내부에서 폭발까지 일어났어요 안에 있던 놈들 대부분 죽었을 거요][당신도 안에 있었소][지하 감옥으로 내려가려고 복도 끝에 있었소][천행이군][내부에는 사람이 많았어요 비밀경찰 간부도 많이 죽었을 거요][당신 자료도 없어졌겠군][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 아니오]윤우일이 정색하고 다까다를 보았다[다까다 씨 도와주시오 난 이곳을 빠져나가야겠소][미국인을 찾이 왜]눈을 가늘게 떴던 다까다가 곧 머리를 돌려 재빨리 주위를 둘러 보았다[어쨌든 당신 옷부터 갈아입어야겠군 기자 차림으론 어울리지 않아]윤우일은 아직 비밀경찰 본부에서 입혀준 낡은 군복 차림이었던 것이다한 시간쯤 후인 밤 10시 경 윤우일과 다까다는 미하일로바 거리 복판에 있는 폐쇄된 상점 안으로 들어섰다 크네즈 미하일로바 거리는 구시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였지만 폭격 이후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은 데다 세 번이나 오폭을 당해 화재가 났다 그래서 지금은 폐허나 다름이 없었지만 통행량은 많은 지역이었다 비디오테이프 상점이어서 문을 부수고 들어온 도둑들은 테이프에 손을 대지 않은 대신 엉망으로 흩뜨려 놓았다 전시에 테이프는 무용지물인 것이다계단을 올라 역시 부서진 2층 문을 더 젖히고 들어섰을 때 앞장섰던 다까다가 걸음을 멈췄다 윤우일은 다까다의 어때 너머로 어두운 벽에 붙어 서 있는 한 사내를 보았다 방안은 어두웠지만 사내가 동양인이라는 것은 분간되었다[거기 의자가 있소 앉으시오]사내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양철을 긁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윤우일이 방 중앙에 놓인 의자에 앉았을 때 다까다는 커튼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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