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가 커다랗게 말했다난 하나도 우습지도 부끄럽지도 않습니다머리를 끄덕

로지가 커다랗게 말했다난 하나도 우습지도 부끄럽지도 않습니다머리를 끄덕인 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로지 미안하지만 당신 방으로 건너가 주지 않겠습니까 난 피곤해서 눕고 싶은데로지는 그의 방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다시 벼락이 가까운 곳에 떨어졌으나 로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녀는 입술을 꽉 다문 채 옆문을 열더니 방으로 들어서자 소리나게 문을 닫았다한세웅은 전화기 쪽으로 다가앉아 수화기를 들었다 다이얼을 누르고 한동안 기다리자 저쪽에서 누군가가 수화기를 들었다여보세요그의 말소리가 송화기 안에서 메아리처럼 다시 한번 울렸다여보세요 거기 앤드류 김을 부탁합니다 난 한세웅인데요한세웅은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들었다오 미스터 한 납니다앤드류 김이 전화를 받은 모양이었다앤드류 오영식한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한세웅은 대뜸 용건을 꺼냈다우선 고맙다고 인사를 드려야 하겠군요 우리가 너무 경솔했습니다천만에 미스터 한하지만 앤드류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아니오 미스터 한 그런데 당신은 지금도 베이루트에 있습니까네 내일 파리로 갑니다파리 어디내가 연락을 하지요 도착하면좋습니다 그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낫겠군요한세웅은 말뜻을 알아차렸다그럼 다시 연락드리지요한세웅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빗발은 조금씩 가늘어진 것같이 보였으나 천둥과 번개는 여전히 우르릉거리며 번쩍였다 창 밖을 바라보던 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문으로 다가갔다 노크를 했지만 방에서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한세웅은 잠기지 않은 문을 열었다 창문을 등지고 소파의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로지가 보였다 그녀는 한세웅을 바라본 채 움직이지 않았다 한세웅은 그녀에게 다가가 앞쪽 의자에 앉았다로지 안아주고 싶지만 당신이 당장에 거절할 것 같아서로지는 대답하지 않았다한국에서도 이런 비가 내립니다 천둥과 번개도 마찬가지이고9월에는 태풍이 불지요 그러면 집이 쓰러지고 강물이 불어나 마을이 물에 잠깁니다 수재민이 생기지요 이것은 해마다 빠짐없이 일어나는 일이지요눈을 깜박이는 것이 로지가 제대로 자신에게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언젠가는 길이 물에 잠겨서 버스와 자동차들이 둥둥 떠내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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